“소울라이크가 아니라고 하기 어렵지만, 그렇다고 맞다고 하기도 어렵네요(웃음). 영감을 받은 게임은 많지만 그 어느 것보다 원작 ‘던전앤파이터’를 가장 많이 참고했습니다. 초창기 ‘던전앤파이터’는 굉장히 어려웠잖아요? 전 그 당시의 ‘던전앤파이터’를 너무나도 좋아했고, 말 그대로 하드코어 액션 RPG였던 그때의 재미를 많이 살리고 싶었습니다.” 21일 독일 쾰른에서 만난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신작 게임 ‘퍼스트 버서커: 카잔(The First Berserker: Khazan, 이하 카잔)’을 소개하며 이 부분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. ‘다크소울’을 뿌리로 하는 소울라이크 장르에서 영감을 받은 것도 사실이지만, 그 어떤 게임들보다도 원작 ‘던전앤파이터’의 재미를 이식하는 게 이들의 최우선 과제였다는 것이다.
네오플에서 개발 중인 ‘카잔’은 조작감과 타격감을 극대화한 신작 PC·콘솔 하드코어 액션 RPG다. 원작 ‘던전앤파이터’가 지닌 특유의 ‘액션쾌감’을 살리고자 난도 높은 보스전과 컨트롤을 요구하는 필드전을 강렬하게 구현해냈다.
또 원작 주요 인물인 대장군 ‘카잔’을 서사의 주인공으로 설정해, ‘카잔’의 숨겨진 이야기와 처절한 복수극을 선보이고 흡입력 높은 서사를 통해 플레이의 몰입도를 높였다. 극적이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3D 셀 애니메이션풍의 독특한 그래픽도 특장점이다.
한방 한방이 중요한 높은 난이도의 액션 공방을 구현했다 보니, 일각에서 ‘카잔’은 ‘던전앤파이터 소울라이크’라는 별명으로도 불려왔다. 다만 윤 대표는 “일반적인 소울라이크와는 스킬 활용 등에 있어 분명 차이점이 있다. 뒤로 갈수록 소울라이크의 묵직함보단 화려함이 느껴질 것”이라면서 “던전앤파이터 본연의 모습을 챙기려고 굉장히 노력을 했고, 그 부분에서 소울라이크 게임들과 차이가 많이 나리라고 생각한다”라고 말했다.
윤명진 대표가 말하는 ‘카잔’은 어떠한 상업적 성공보단 ‘게임 본질의 재미 추구’에 집중한 타이틀이다. 그는 “‘몇만장 팔리면 좋겠다’와 같은 목표는 없다. 그저 이 게임이 추구하는 본질적 재미와 방향성에 집중하고 있다”라면서 “사업적 성공도 좋지만 ‘우리가 원래 만들려 했던 게임을 계획대로 완성했는가’가 먼저고, 지금껏 흐트러지지 않고 잘해왔다”라고 자부했다. ‘서양권 공략’은 이들이 추구하는 핵심 방향성 및 가치 중 하나다. ‘던전앤파이터’는 올해로 서비스 19년 차의 장수 인기 게임이다.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권에서 막대한 성공을 거둔 반면 서양권에서는 비교적 이름이 덜 알려졌다. ‘데이브 더 다이버’, ‘퍼스트 디센던트’를 잇따라 성공한 지금이야말로 넥슨이 ‘던전앤파이터’ IP를 서양권에 넓힐 최적의 시기다.
이에 넥슨은 21일 독일 쾰른에서 개막한 전 세계 최대 게임 행사 ‘게임스컴 2024’에 참가, ‘카잔’의 첫 유저 대상 시연에 나섰다. “게임스컴에 나와서 시연 부스를 마련하게 된 것 자체가 큰 기쁨”이라는 윤명진 네오플 대표는 “던전앤파이터를 잘 모를 웨스턴 이용자들의 의견이나 피드백이 어떨지 많이 궁금하다”라고 기대했다.
전날 전야제에서 공개한 트레일러는 확실히 해외 게이머들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한 모양새다. 통상 행사 첫날에는 B2B(기업 간 거래) 관람객 중심으로 제한적인 인파가 전시장을 찾지만, 그럼에도 ‘카잔’ 부스엔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. 여기에 ‘카잔’은 올해 게임스컴 어워즈에서 ‘최고의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상’ 부문 수상 후보에도 올랐다.
“던전앤파이터 IP를 갖고 어디까지 도전할 수 있을지 알아보고 싶다”라는 윤 대표는 “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를 확장하고자 내부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들도 정말 많다.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서 이 세계관을 많은 분들에게 알리고 다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”라고 말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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